역사기행 01 - 대쪽같은 김상헌(金尙憲)
석실산인 김상헌은 우의정을 지낸 선원 김상용의 아우로서 병자호란(丙子胡亂) 때에 주전론(主戰論)을 펴다가 청나라에 잡혀 6년간의 고초를 겪은 분이다.
특히 석실산인 김상헌의 정치철학은 공신세력(功臣勢力)의 보합위주정치(保合爲主政治)를 반대하고 시(是)와 비(非), 선(善)과 악(惡)을 엄격히 구별한 정치를 추구하였다.
전모편(典謨編)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다.
“인조 때 어느 공자(公子) 한 사람이 산(山)에 정자를 지으면서 둥근 기둥을 썼다. 그런데 마침 김상헌이 대사헌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바로 기둥을 깎아내어 네모의 기둥으로 바꾸었다. 대체로 전각(殿閣)에 둥근 기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개인의 집에서는 감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림: 중천 김창현
이 글을 읽으며 현재의 우리나라를 뒤돌아본다. 불신이 깊어지고 질서가 무너져 다시 복원되기 어려운 지경에 도달해 대통령 탄핵까지 벌어진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국정 전반에 걸친 비선실세의 농단과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으로 인해 우리는 국가의 앞날을 내다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일반 국민들은 스스로 치욕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요즘 자행되고 있는 국정 전반에 대한 농단은 있어서는 안되는 비(非)와 악(惡)에 해당된다.
지금의 국가상태를 볼 때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모든 정치인, 관료 모두에게 시비(是非)와 선악(善惡)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5월 9일에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에 부합하는 인물이 당선되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