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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마지막회
-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나고 병실 문이 열렸다. 동우였다. 그가 동우인지는 당연히 알았다. 하지만 난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르는 체 했다. 그게 더 나았다. 쪽팔리지 않으니까.“재...
-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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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8
- 내 진지한 물음은 비웃음이 되어 돌아왔다. 그곳에 모인 모두가, 심지어 복도에서 까치발을 하고 있는 아이들까지, 모두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비웃음은 내 귀를 찢고 내 진심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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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7
- ‘동우’가 내가 되는 일은 한순간이다. 그런 경험은 한 번으로 족했다. 어쨌든 그때(어쩌면 나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동우는 자살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몇 번이나 생각했으니까.) 동우...
-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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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6
- 난 궁지에 몰린 같은 반 학우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여유를 보였다. 나는 너무 친절했지만, 그 학우는 나의 배려를 원수로 갚았을 뿐, 그것뿐이었다. 어렵게 돌려 말한 것 같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난 왕...
-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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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5
- 마음의 상처보다 더 나를 할퀸 것은 ‘쪽팔림’이었다. 내가 그 아이들의 장난감인양 휘둘렸던 것도 싫었고, 그렇게 맥없이 당했다는 것도 싫었다. 나름 운동도 했으며 전교에서 놀던 성적, 매번 회장도 ...
-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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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4
- 까무룩 잠이 들었나보다. 엄마의 노크 소리에 무심코 일어나 문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딸깍’ 소리가 나자 후다닥 정신이 들었다.문이 왜 잠겼지? 뭐야. 나 잔 거야? 나 진짜 노답이다. 내가 지금 뻔뻔하...
- 20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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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3
- 수능. 논술. 과연 내가 학교를 제대로 다니면서 수능을 볼 수 있을까? 무사히 수능을 보고 논술까지 치를 수 있을까? 과연, 가능할까? 동영상 때문에 이미 내 신상은 퍼질 대로 퍼졌을 텐데. 이대로 매장 당...
- 201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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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2
- 그날 밤, 엄마는 나를 힘껏 안아줬다. 괜찮다고 속삭이며. 난 괜찮지 않았지만 평소 엄마의 행동양식에서 벗어난 살가움에 의아해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요한 새벽. 나는 잠들지 못했다. 학교에 갈 생각...
-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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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기억을 잃어버렸다_1
- 잊고 싶었다, 내가 왕따였다는, 내가 그 녀석들의 노리개나 다름없었다는 사실을. 잊으려고 애썼고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들이 내 동영상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사이트...
- 201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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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마지막 회
- “그러게요.”“그래서? 그래서 잘 처리 된 거야?”“교환도 필요 없다, 그냥 가져가라고 하시네요.”“블랙?”“아뇨. 브이브이아이피(vvip)였어요.”박팀장의 놀란 눈빛은 나에게 잘 했냐고 묻고 있었다....
-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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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9
- 아이는 바닥에 널브러진 나와 내 심장을 번갈아보더니, 나와 눈을 맞추며 내 심장에 작고 하얀 이빨을 박아 넣었다. 천천히. 아이는 작은 입 가득 심장을 베어 물고 오물거렸다. 하얀 얼굴 여기저기, 하얀 ...
- 20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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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8
- “고객님, 죄송합니다만, 거위 털만 수거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상품으로 교환을 원하시는 건가요?”절대 ‘환불’이라는 단어를 먼저 쓰지 말 것. 박팀장이 누누이 강조하는 거다. ‘보상’...
-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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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7
- vvip 고객님, 제 밥시간은 지켜주셔야죠. (물론 비정규직에게 정확한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 보장은 나라에서도 지켜주지 않지만 그래도 밥은 먹고 살아야죠.) 제가 지금 엄청 배가 고프답니다. 빨리 끝내...
- 201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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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6
- 깜짝이야. 고객님, 진정하세요. 갑자기 그렇게 소리를 지르시면 제 고막이 찢어질 수도 있다고요. 헤드셋을 끼고 있다는 것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고막이 찢어져도 저 같은 비정규직은 산재 처리도 ...
-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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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5
- 존대하다가 반말하다가, 성내다가 차분하다가. 어쩌면 이 사람 정신이 이상한 걸지도.“제가 엄청 싫어하던 미영이가 다리를 다친 비둘기를 데려왔어요. 하얀 비둘기였죠. 원장님은 그 비둘기를 평화와 ...
- 20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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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4
- “고객님, 제가…”그런 말은 다른 데 가서 하라고. 나도 내 학자금대출 갚기도 빠듯하게 살고 있단 말이야. 당신만 사정 있냐? 나도 사정이 있다고. 내가 카드값만 아니면 당신 전화 받지도 않았어. 이런 ...
- 201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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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3
- 혓바닥에 고인 침과 초콜릿이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서둘러 꿀꺽 삼켰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졌다. 고객과의 게임에서 난 검 한 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검을 놓친 거나 마찬가지였다.왠지 시작이 좋지 않다....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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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2
- 아, 역시나. 벌써 두 달 전에 판매된 상품인데 이제 와서 전화를 건 거 보면 진상이 확실하다. 이런 사람이 원하는 것은 환불 아니면 보상금이다. 회사 측에서는 최대한 그런 고객을 달래서 환불을 막도록 ...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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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고객상담실로 전화한 천사_1
-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상담사 한지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오늘도 지겨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쳇바퀴를 돌 듯 똑같고 똑같은 일상. 내 삶은 왜 이 모양일까. 이름만 대면 대한민국 누구나 다 ...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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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derLand] 김경란 소설가 행복 프로젝트_마지막 회
- 내가 작가가 된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지금도 난 내가 아닌 저 미친 기계덩어리에 의해 행복이 규정되었다. 물론 스타 작가에 대한 허황된 욕심을 가졌던 건 사실이지만, 그것도 나를 행...
- 2016-01-21